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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장 무작정 따라하기 4] 치유농업은 왜 농장으로서는 ‘좋은 일’인데 왜 장사가 안 될까

  • 작성자 사진: sungzu
    sungzu
  • 19시간 전
  • 3분 분량

치유농업은 왜 농장으로서는 ‘좋은 일’인데 왜 장사가 안 될까


현장 문제의 핵심은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라 수익이 만들어지는 구조에 있다

치유농업이 멈칫하는 이유는 다회차 수요의 벽과 차별화 부족, 그리고 기관 계약의 부재가 겹치기 때문이다.

해법은 코스화와 기관 연계, 평가데이터와 품질기준, 운영 분업을 한 묶음으로 실행하는 데서 나온다


2026년 1월 28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제1차 치유농업 포럼이 열렸다. 정책·현장·산업·학계 관계자 120명가량이 모였고, 치유농업을 “산업화” 단계로 끌어올리자는 이야기가 전면에 섰다. /농촌진흥청
2026년 1월 28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제1차 치유농업 포럼이 열렸다. 정책·현장·산업·학계 관계자 120명가량이 모였고, 치유농업을 “산업화” 단계로 끌어올리자는 이야기가 전면에 섰다. /농촌진흥청

2026년 1월 28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제1차 치유농업 포럼이 열렸다. 정책·현장·산업·학계 관계자 120명가량이 모였고, 치유농업을 “산업화” 단계로 끌어올리자는 이야기가 전면에 섰다. 취약계층 복지의 부속이 아니라,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서비스이자 시장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향은 분명하다.


그런데 현장 농장에선 한숨이 먼저 나온다. “사람은 오는데 운영이 안 된다.” “수익이 남지 않는다.” “좋은 일을 하는데 왜 이렇게 힘든가.” 이 질문은 단순히 홍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대개는 구조가 ‘체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단발성 체험은 사람을 모을 수는 있어도, 농장이 매달 숨 쉬게 하는 고정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운영이 잘 안되는 이유 몇가지를 들어 보겠다.


첫째, 다회차로 이어지지 않는다

치유농업의 힘은 반복에서 나온다. 한 번의 방문으로 기분이 좋아질 수는 있지만, 정서 안정과 관계 회복 같은 변화는 여러 회차가 쌓여야 생긴다. 문제는 그 반복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운영 실태 연구에 따르면 치유농장 프로그램은 계절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연간 평균 진행 횟수가 높지 않은 수준으로 보고된다. 이렇게 달력이 비어 있으면 인건비와 준비비는 그대로인데 수익이 붙지 않는다. (유은하 외, 국내 치유농장의 운영 프로그램 분석 -치유농업 육성 시범사업 참여 농가를 중심으로-, 휴양및경관연구 제15권 제3호, 2021)

둘째, ‘치유 서비스’로 보이지 않는다

농장은 열심히 준비한다. 공간도 손보고, 작물도 키우고, 체험도 세심하게 설계한다. 그런데 외부에선 그것이 ‘좋은 체험’으로만 읽힐 때가 많다. 기관이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안전과 과정, 그리고 최소한의 효과 확인이 보이지 않으면 계약이나 장기 참여로 이어지기 어렵다. 농촌진흥청이 치유농업 효과를 비교할 수 있는 표준 평가기준을 마련했다고 발표한 것은, 이제 현장이 “좋다”를 넘어 “어떻게 좋아졌는가”까지 말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치유농업 효과 쉽게 측정한다" 표준 기준 최초 제시, 205.11.04)


셋째, 고정 물량이 없다

수익이 잘 나지 않는 농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손님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흐름에 기대고, 기관에서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구조가 약하다. 치유농업은 결국 회차가 생명인데, 개인·가족 고객만으로는 비수기에 바로 꺼진다. 반대로 치매안심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복지관, 학교 같은 기관과 연결되면 주 1회 같은 일정이 잡히고, 농장의 매출은 달력에 고정된다. 경기도가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형태로 주 1회, 연 48회 운영 모델을 제시한 것은 바로 이런 구조를 염두에 둔 설계다. (경기도뉴스포털, 경기도, 발달·정신장애인 대상 치유농업서비스 9개 시군으로 확대, 2025.04.10.)


그렇다면 대책은 무엇인가. 현장은 거창한 구호보다 실행 순서가 필요하다. 나는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대표상품을 ‘10회 코스’로 바꾼다

반일 체험 하나로 버티려 하면 늘 불안정하다. 10회 코스를 기본 메뉴로 두고, 회차별 목표와 활동을 분명히 적어 ‘설계된 과정’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활동의 화려함이 아니라,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구성이다.


둘째, 기관 연계를 먼저 잡는다

치유농업은 ‘기관이 움직이면’ 시장이 열린다. 치매안심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복지관, Wee센터, 발달장애 서비스 기관을 1차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 제안서도 복잡할 필요가 없다. 대상과 회차, 안전관리, 평가 방법, 사후관리 기록을 한 장으로 정리하면 된다. 이 문법이 기관의 언어다. (농민신문, 치유농업 공공 서비스 확장해야, 2026.02.02)


셋째, 평가데이터를 ‘재계약 언어’로 만든다

기관은 감동 후기보다 기록을 본다. 표준 평가기준 흐름에 맞춰 사전·사후 최소지표를 잡아야 한다. 스트레스와 정서, 출석과 중도탈락률 정도면 시작할 수 있다. 적어도 분기마다 한 번은 결과를 정리해 보여줘야 재계약이 쉬워진다.


넷째, 품질기준을 갖춘다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는 경영, 인적자원, 프로그램, 시설·환경의 네 가지 요소를 본다. 이 기준은 상장을 받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는 최소 문법이다. 기관 연계를 하려면 이 문법을 갖추는 편이 결국 가장 싸게 먹힌다.


다섯째, 운영을 분업한다

농장주가 공간·작물·손님·프로그램·기록까지 모두 떠안으면 지속될 수 없다. 농장은 자원과 운영을 맡고, 진행과 기록과 평가를 담당할 인력을 붙이는 구조로 가야 한다. 포럼이 말한 산업화는, 결국 이런 운영체계의 표준화로 귀결된다.


치유농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농장의 운영 철학이 체험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개인 중심에서 기관 연계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되어야 한다.

결국 치유농업의 수익 모델은 화려한 시설이나 작물이 아니라, 기관과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표준화된 운영 체계와 결과의 데이터화에서 나온다.

농장은 치유 자원을 제공하고, 전문 인력은 프로그램을 실행하며, 공공 기관이 비용을 지불하는 분업화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치유농업 산업화의 본질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치유농업은 농장에게 좋은 일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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