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선발 너머 '정착'을 묻다

  • 작성자 사진: sungzu
    sungzu
  • 1월 6일
  • 3분 분량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선발 너머 '정착'을 묻다

     

김성주 | Slowvillage 대표

     

     

청년농업인에게 정착지원금은 생계비가 아니라 버티는 연료다

2026년 1월, 전국 어딘가에서 청년농 지망생이 Agrix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1차 모집은 이미 마감됐고(2025년 12월 11일 18:00), 지금은 면접 평가가 한참이다

월 110만 원(1년차), 100만 원(2년차), 90만 원(3년차), 총 3,600만 원이라는 숫자는 생활비로 보기엔 빠듯하고, 투자금으로 보기엔 아슬하다. 그러나 이 돈의 정체는 '생계비'가 아니다. 농사가 돈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연료다. 월 100여만의 금액은 2016년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책정된 금액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5년 11월 4일 발표한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은 1차에서 2,000명을 선발하고, 하반기 2차 모집으로 잔여 인원을 추가 선발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만 18세 이상(2008년생까지), 독립 영농경력 3년 이하, 건강보험료 기준 기준중위소득 140% 이하로 자격 요건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현장은 이 요건보다 훨씬 복잡하다.

정착지원금 외에도 후계농자금(최대 5억 원, 연 1.5% 고정금리, 5년 거치 20년 상환), 농신보 우대보증, 농지 임대 우선지원이 패키지로 제공된다. 문제는 이 사다리를 오르려면 서류, 장부, 보험, 교육이라는 행정의 언어를 영농의 언어만큼 익혀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많은 청년농이 난감해 하는 지점이다.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선발 너머 '정착'을 묻다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선발 너머 '정착'을 묻다. 월 110만 원(1년차), 100만 원(2년차), 90만 원(3년차), 총 3,600만 원이라는 숫자는 생활비로 보기엔 빠듯하고, 투자금으로 보기엔 아슬하다. 그러나 이 돈의 정체는 '생계비'가 아니다. 농사가 돈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연료다. 월 100여만의 금액은 2016년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책정된 금액이다. 그림=제미나이

     

평가체계의 분업, 공정성과 변별력을 동시에 노린다

2026년 제도의 가장 큰 변화는 평가체계의 재설계다. 기존에는 서류평가와 면접평가가 하나의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면, 이제는 정량과 정성을 명확히 분리했다.

「2026년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시행지침」(2025년 11월 5일 게시)은 2단계 평가를 고정하고, 서류평가에서 정량지표(지자체 산정)와 정성지표(농식품부 외부 전문가위원회 평가)를 분리한 뒤 합산 60점 이상을 면접 대상으로 올린다. 면접은 시·도가 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며, 일정도 지침에 명시돼 있다

이 구조는 '서류의 설계'와 '면접의 말'이 각각 다른 준비를 요구한다. 서류에서는 영농계획서의 항목별 논리와 증빙이 중요하고, 면접에서는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태도와 언어가 중요하다. 정량과 정성의 분업은 공정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준비의 난이도를 올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2026년 1월 1일 발표한 「2026년 10대 농정 이슈」는 청년농 정책을 둘러싼 구조적 과제를 '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양적 목표(청년농 3만 명)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현장에서는 "선발은 됐는데 정착은 안 된다"는 긴장이 반복된다. 여성경제신문(2025년 12월 23일)은 이를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벌어도 안 남고, 아파도 갈 데 없다."

     

사후관리가 실행전략의 본질이다

선발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시행지침은 경영장부를 프로그램으로 기록해 익월 25일까지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미제출 시 지급 일시정지 등 제재를 둔다. 여기에 재해보험, 의무자조금 가입 같은 준수 항목이 붙는다. 그런데 이 부분은 정작 지원자들이 모른다.

영천시(농민신문, 2025년 11월 14일), 순천시(Aflnews, 2025년 11월 20일), 강진군(Aflnews, 2025년 11월 19일), 태안군(Aflnews, 2025년 11월 21일), 영광군(Aflnews, 2025년 11월 25일) 등 지자체 공고를 보면 모집, 접수, 선발 흐름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모집’보다 ‘정착’ 이후의 실패 사례가 더 많이 쌓인다.

실행전략의 본질은 ‘농사를 잘 짓는 것’과 동시에 ‘증빙이 가능한 경영체로 살아남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별개가 아니다. 장부를 기록하지 않으면 돈이 끊기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재해가 왔을 때 회복할 수 없다.

     

로컬 크리에이터와 지자체가 개입할 여지가 가장 크다

2026년 제도는 '선발'보다 '정착'을 더 노골적으로 요구한다. 선발체계는 분업으로 공정성과 변별력을 강화했고, 지원은 현금에서 끝나지 않고 후계농자금, 보증, 농지 임대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설계했다. 그러나 그 사다리를 실제로 오르려면, 청년농은 서류, 장부, 보험, 교육이라는 행정의 언어를 영농의 언어만큼 익혀야 한다.

이 지점에서 지자체와 로컬 생태계(크리에이터, 유통, 브랜딩)가 개입을 더 하기를 바란다. 지자체는 모집 공고 단계에서 'Agrix 사전가입, 서류누락 리스크'를 체크리스트로 표준화해 민원과 탈락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정량·정성 분리평가에 맞춰 영농계획서 항목별 컨설팅 가이드를 배포하고, 면접 일정·고지 의무를 조기 이행해야 한다.

청년농은 1년차에는 정착지원금(110만 원)의 용도를 '현금흐름 방어'로 고정하고, 후계농자금(최대 5억 원, 1.5%)은 담보·신용 상담을 선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경영장부(익월 25일 확정), 보험, 자조금 같은 의무항목을 '월간 루틴'으로 박제해 지급정지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 기본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선정 직후 90일 안에 ‘브랜드—판로—콘텐츠’ 최소 패키지를 만들어, 지원금이 소진되기 전에 매출의 첫 점을 찍게 도와야 한다. 지자체 사전교육(계획)과 연동해 촬영, 스토리, 판매채널 구축을 교육 모듈로 끼워 넣어 '질 중심' 전환을 지역에서 실체화할 수 있다.

     

정착은 선발 이후에 시작된다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은 제도로서는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제도는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정착지원금은 생계비가 아니라 버티는 연료다. 평가체계는 공정성과 변별력을 강화했지만, 그만큼 준비의 난이도도 올라갔다. 사후관리는 의무가 아니라 생존전략이다.

청년농이 농촌에 정착하려면, 농사를 잘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류를 쓰고, 장부를 기록하고, 보험에 가입하고, 브랜드를 만들고, 판로를 확보하는 일이 농사만큼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을 혼자 할 수는 없다. 지자체와 로컬 크리에이터, 그리고 지역 생태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착은 선발 이후에 시작된다. 그리고 정착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참고자료

농림축산식품부,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모집 개시」, 2025.11.04

농림축산식품부, 「2026년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시행지침」, 2025.11.05

농림축산식품부,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지침」, 2025~2026 적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2026년 10대 농정 이슈」, 2026.01.01

농민신문, 「청년이 머무는 농촌으로…"영천시가 함께 합니다"」, 2025.11.14

Aflnews, 「순천시,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대상자 모집」, 2025.11.20

Aflnews, 「강진군,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신청자 모집」, 2025.11.19

Aflnews, 「태안군, '청년 농업인 영농 정착 지원 사업' 대상자 모집」, 2025.11.21

Aflnews, 「영광군, 2026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1차 대상자」, 2025.11.25

여성경제신문, 「청년농 3만 목표 꺾는 '이중고'···"벌어도 안 남고, 아파도 아파도 갈 데 없다."」, 2025.12.23

댓글


  • Grey Facebook Icon
  • Grey Instagram Icon
  • 네이버블로그
  • %E1%84%8C%E1%85%A1%E1%84%89%E1%85%A1%E1%

SLOWVILLAGE

서울시 동대문구 망우로 56 이엔제이빌딩 5층

Tel : 02-966-2843

email : sungzu@naver.com

© 2020 Slowvillage.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